앤코이에게 전합니다

앤코이 게시글들은 하나같이 제게 큰 깨달음과 감동을 주었습니다. 노트에 적어가면서까지 읽었어요.

김** 2022-10-25 20:10 조회수 아이콘 139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왜요?’란 질문을 할 때면 아버지는 왜는 일본 놈들이나 왜라고 하는 거라고 성질을 내시며 쓸데없이 물어보지 말라셨다.

난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항상 무서웠다. 어머니에게 질문을 하면 어머니는 잘 모르겠다며 대답을 회피하시곤 하셨다. 어른들의 말에 의문이 생겨도 질문에 답해줄 사람이 없었던 어린 나는 의문이 생기면 이건 이렇지 않을까 하고 혼자서 지레짐작할 수밖에 없었고 나중엔 뭐든지 혼자 생각하고 혼자 단정 짓는 게 당연하게 되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게 있어도 아버지의 뜻에 맞지 않으면 아버지는 화에 가득 차 윽박질러댔고, 거기서 더 주장하다간 맞기까지 했다.

그렇기에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하고 싶은 게 뭔지, 나 자신을 드러낸다는 건 곧 죽음 행위였다.

싫어도 좋은 척, 못 알아들어도 이해한 척, 지치고 힘들어도 괜찮은 척 늘 나 자신을 억누르고 무조건 아버지가 원하는 답을 연기했다.


자기주장이란 걸 해본 적 없이 자라왔다 보니 사회에 나가서도 같았다.

누군가가 ㅇㅇ야, 넌 뭐 먹고 싶어? 라 물어보면 머리가 새하얘졌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먹고 싶은지 모르는 것도 있지만, 혹여나 내가 한 선택이 잘못된 선택일까 봐 비난받을까 봐 두려웠다.

그럴 때면 난 항상 아무거나 괜찮다고 답하며 상대방에게 선택을 떠넘겼다.

그렇게 나 자신을 누르고 상대가 원하는 것에 맞춰 사회를 살아가다 보니 남들은 다 나를 착한 사람, 좋은 사람이라고 불렀다.

모두가 날 착하다고 하니까, 나도 내가 본래부터 착한 사람이라 착각하며 그리 사는 게 당연한 거로 생각했다.


내게 매일 전화를 걸어오던 친구가 있었다.

한번 통화를 하면 2, 3시간은 기본인 친구였다.

사실 몇 시간 동안이나 친구와 통화하는 게 시간 낭비처럼 느껴졌다. 통화하는 게 싫었다.

하지만 순응하고 참는 법밖에 몰랐던 나는 난 착한 사람이니까 그럼 안 되지 내가 참자 나만 참으면 돼하고 나 자신을 억누르며 상대방에게 억지로 순응했다.

상대방은 나도 상대와의 통화를 좋아하는 줄 알고 계속 나에게 통화를 해왔고, 나 혼자 불만이란 감정이 점점 쌓여만 갔다.

나중엔 불만이란 감정은 커져 상대에 대한 증오로 돌변했고, 쌓인 게 폭발해버린 나는 차가운 가시 같은 말들로 상대와의 관계를 단절해버리고 말았다.

그런 일들은 내 삶에서 몇 번이고 계속 반복되어왔다.

혼자 참다가 폭발해서 상대와의 관계를 회피하고 단절하며 살아오던 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앤코이 장학금을 알게 됐다.

처음엔 그저 자소서를 잘 써서 장학금을 받는 걸 목적으로 앤코이 장학재단의 글들을 열심히 찾아 읽었다.

그런데 글 하나하나가 내게 얼마나 큰 깨달음을 주고 깊은 감동을 주던지. 더 새기고 싶어서 노트에 적어가면서까지 읽었다.

많은 글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글은 고통을 이겨내는 방법은 갈등을 극복하는 것이고,

갈등을 극복하는 방법은 인간 사이에 조율하고 발언하며 소통하는 것,

이것이 양극화와 분열을 넘어서는 시작점이 될 것이란 글이었다.

그 글을 읽고 많은 걸 깨달았다. , 내가 참 많이 마음을 억누르고 속이며 살아왔구나. 뭐든지 참는 게 당연한 게 아녔구나.

갈등을 극복하는 방법은 남과 부딪치는 걸 피하려고 자신을 억누르고 날 상대에게 다 맞추는 게 아니었구나. 진실한 서로의 입장을 드러내고 들어주고, 대화로써 조율하며 양쪽 다 만족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 나가면 되는 거였구나...


앤코이를 안 이후로 나는 타협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바쁜 상황인 거 아는데 사실 나 지금 많이 배고파. 내가 어떻게 하면 너와 조율해서 움직여볼 수 있을까?”

솔직히 처음 이 말을 꺼낼 땐 상대가 날 배고픔도 못 참는 부족한 사람이라 보고 싫어할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아 그래? 그럼 잠깐 편의점 들러서 간단히 먹고 빨리 움직여 보는 건 어때?”였다.

그 순간 얼마나 감사하고 신기하던지.

, 정말 조율하려 하면 되는 거였구나.

서로 조율하는 데서 긍정과 희망이 생기고 이 힘으로 우리는 화합이 되어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큰 깨달음을 앤코이 덕분에 알 수 있어 감사하다.


평생 억누르며 살아왔다 보니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내 모습을 드러내는 게 아직은 어렵다.

하지만 앤코이가 알려준 솔직해지는 방법인 항상 내면의 소리를 들으려 하기, 느낌과 감정을 억압하지 않기, 항상 현재에 머물기를 마음에 새겨야겠다.


그리고 이 세 가지를 기억할 때, 그 사람의 입에서는 진실만이 나온다는 걸 더 의식하고 솔직한 나 자신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


내가 많이 부족해서 앤코이가 알려준 모든 지혜를 아직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하나하나 실천하면서 내면의 자유와 균형을 이루는 성장을 해나가려 노력해야겠다.

만약 나와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그 사람에게도 타협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

참지 않아도 된다고, 우리 같이 조율해보자고.

그리고 그 사람도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나는 이전보다 나아진 나의 모습을 볼 때가 가장 뿌듯하다.

늘 눈치 보고 가식적이었던 내가 앤코이를 통해 타협이란 걸 알게 되고 어느 순간부터 진솔하게 내 얘기를 이것저것 차분히 얘기할 때,

늘 감정과 생각에 휘둘려 불안정했던 내가 어느 순간부터 안정이 되고 평온해졌을 때,

늘 상극적인 생각밖에 없었던 내가 조금씩 남의 좋은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할 때 남들보다 부족한 게 너무 많지만 그래도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이 있음에 감사하다.


그렇기에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자 스스로 가장 중요한 것은 겸손하고 뭐든지 배우려는 자세이다. 사실 나는 굉장히 교만해서 뭐든지 내 식대로 하려 하고 고집이 센 성향의 사람이다.

그래서 남이 날 위해 조언을 해줘도 항상 흘려듣고 내 생각이 맞는다고 착각하며 발전 없는 삶을 살아왔었다.

하지만 나의 교만함과 고집을 의식하고 남이 내게 해주는 조언을 듣고 그대로 실천하려고 조금씩 노력하다 보니 어느새 조금씩 나는 나아지고 성장하는 걸 느끼고 있었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남에게 뭐라도 배우고 실천하려는 자세에서 성장이 있다.

아직도 나는 많이 교만하고 고집도 세고 부족한 점투성이다. 하지만 그만큼 더 의식하고 더 겸손한 자세로 수그려서 배우고 성장해서 더 많은 사람이 잘 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 한 사람이 성장해서 사회에 도움을 주고 나의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며 더 많은 사람이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이생에 해내고 싶다.

그렇게 널리 널리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고 같이 성장해서 다 같이 상생과 화합으로 잘 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 김*희 학생의 지원서 일부를 발췌&편집하였습니다. 생각을 공유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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