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선발자) 우리 자신의 회복과 사회의 올바른 방향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부터 잘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윤**
2022-11-26 13:17
192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의예과에 다니고 있는 ㅇㅇㅇ입니다.
우리는 존재 그 자체로 소중한, 가치 있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정해진 규칙에 따라 획일화된 삶을 살고 감정을 억누르며 노동을 하는 현대인들은 ‘나’라는 존재의 가치에 대해 잊게 되는 것 같습니다. 회사의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적응하고 성과를 내려고 하다 보면 ‘나’ 자신을 능력으로만 규정하게 되고, 내 감정과 관계 없이 고객들에게 항상 웃으며 감정 노동을 하다 보면 ‘나’의 진짜 감정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나’의 가치를 잃어버리니, 상대방을 볼 때에도 그 사람의 본질이 아니라 외재적인 특성만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 모릅니다. 이는 물질주의 사회가 근본적인 원인인 것은 맞으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가 우리 자신을 회복하는 것은 올바른 사회의 방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부터 잘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감정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까지 감정을 많이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에게는 잘 표현하는 편이었지만, 친구들에게는 화가 나도 화내지 못하고 항상 참고 지나가기를 기다렸습니다. 제가 감정을 억누른 가장 큰 이유는 소심하고 조용했던 성격 탓도 있었지만, 친구 관계 때문에 공부에 방해 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친구와 감정에 대한 고민은 시간 낭비, 감정 낭비라고 생각했고, 겉으로는 친하게 지내고 속으로 속상한 감정들을 다 묻어두었습니다. ‘내가 예민한 거야. 그냥 무시하자’ 하고 생각하며 제가 느끼는 감정들을 무시해버렸습니다. 그 당시에 저는 다 좋게 해결되었다 생각했지만, 지금 보면 감정을 억누르며 지낸 친구들과의 기억은 상처투성이이고, 동네에서도 친구들을 마주치고 싶지 않을 정도로 피하고 싶은 기억입니다. 사실 제가 만약 제 감정에 귀를 기울이고 친구에게 표현했다면, 친구를 더 편하게 대하고 어쩌면 지금까지도 가장 좋은 친구로 남아 있을 수도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저는 이런 제 자신의 모습을 ‘감정과 삶’이라는 대학교 교양 강의를 들으며 처음으로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느끼는 감정 하나하나는 ‘정당한’ 감정이며, 감정이 말해주는 목소리를 존중하고 귀 기울여 듣는 것이 나를 아끼는 방법임을 깨달았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저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저 스스로가 가치 있는 존재임을 느끼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러 개인들이 각자의 감정과 고유한 가치를 존중하게 되었을 때, 서로가 그러한 존재임을 알고 동등한 존재로서 존중하고 소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목표를 가지고 많은 것을 바쁘게 할 때 가장 행복하고 ‘나’다워집니다. 제가 가장 사랑하고 자부할 수 있는 멋진 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중3과 고3, 거의 대부분의 친구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고 힘들어 할 시기입니다. 하지만 저는 중고등학교 6년 중 중3과 고3이 가장 행복했습니다. 단순히 성적이 좋고 제 목표를 이뤄서가 아니라 알차게 하루하루를 살아갔던 제 모습이 너무 뿌듯해서였습니다. 중3때 모두가 공부를 하고 입시를 준비하느라 바빠, 부수적인 학교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공부와 입시를 준비하며 학급 회장까지 하게 되었는데, 바쁜 와중에도 발명 대회에 출전하였고, 좋은 결과를 얻어 시, 도, 전국 대회까지 나가게 되었습니다. 먼 곳까지 이동해야 했고, 대회를 준비하는 데에 드는 노력과 시간도 많았습니다. 시간이 없음을 알았기에, 저는 왔다 갔다 하는 시간에 차 안에서 틈틈이 복습을 하고 발표를 기다리는 시간에 시험 공부를 하며 버리는 시간 없이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고3 때도 1년 동안 회장을 하며 반 친구들을 이끌었고, 그러면서도 부수적으로 경찰 대학교 준비를 위해 8,9월에는 주 3회 밤에 체력 훈련을 한 시간씩 하고 쉬는 시간 마다 탈의실에서 팔굽혀펴기 연습을 했습니다. 가장 정신없었을 시기를 오히려 가장 많은 활동을 하며 여유롭게 시간을 썼던 것 같습니다. 시간을 이렇게 알차게 썼는데도 힘들고 짜증이 났던 기억은 많이 없습니다. 제가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일들을 모두 하면서도 시간이 부족하지 않게 모두 잘해내는 모습이 너무 좋았고, 계속 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긍정적이고 편한 마음으로 노력하다 보니 집중도 더 잘하게 되고 결과도 다른 학년보다도 가장 좋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가장 바쁠 때 가장 행복했던 이유는 명확한 목표와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하라고 해서가 아니라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 때 많은 일들임에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초인적인 힘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후에 의사가 되어서도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세워 많은 일들을 찾아서 하며 행복하고 ‘나’답게 살겠습니다.
저는 세전메를 통해서 간절하게 소망하는 것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경제 시험을 다른 친구들보다 열심히 공부했는데 중간고사 때 5등급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시험 다음날에는 너무 원망스러워서 정말 많이 울고 마음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시험 점수를 올려야 한다는 목표와 간절함이 있었기에 시험지를 수차례 보며 틀린 문제를 복습하고 경제 선생님께 개인적으로 찾아가 상담도 부탁 드렸습니다. 너무 힘들었지만 간절한 소망이 있으니 하나의 문제에 집중하고 해결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기말고사 때 매우 좋은 성적을 받아 전체 등급을 3등급까지 올릴 수 있었습니다. 또, 한번은 확률과 통계 중간고사를 못봤었는데, 기말고사 때 풀 수 있는 문제를 거의 모두 풀고 완전히 습득해서 총합 1등급을 받았습니다. 확률과 통계의 경우 기말고사 범위가 훨씬 쉬운 편이라 등급을 올리기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저는 어렵게 나오기를 바라며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집중하여 시험을 준비했고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모두 고2때 있었던 일인데, 고2는 사실 제가 중고등학교 6년 동안 가장 힘들었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친구 사이에도 트러블이 많았고 진로를 의사로 변경하며 내신 등급도 많이 올려야 해서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노력해도 안되는게 있구나를 처음 느꼈고, 그래서 열심히 하는 제 모습에 회의감을 느낀 적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2를 제 암흑기로 생각했고, 세전메를 생각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갑작스러운 변화에 처음에는 부진했지만 무척 성장했던 시기였고 그 원동력은 간절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신을 올려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와 목표가 있었고, 그렇기에 제가 노력을 하는 과정이 ‘조급’했기보다는 ‘간절함’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제가 과외 수업을 하는 친구들에게 자주 하는 실수가 있고 그걸 고치고 싶으면 자주 보고 생각하고 ‘실수를 줄여야지’하고 간절하게 생각하라고 말합니다. 구체적인 목표가 있고 내가 그걸 향해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할 때 이룰 수 없는 것은 없습니다. 끊임없이 고민하며 더 집중하게 되고 다양한 방법을 떠올리는 과정에서 올바른 길이 보입니다. 열심히 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았던 과거의 저와 같은 세상 많은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한번만 더 해결하고 싶은 문제와 그 목표에 집중해서 간절하게 노력하라고 말입니다. 한번에 되지는 않겠지만 분명히 나아질 것이고 누구나 간절함만 가지고 있다면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장학금을 신청하면서 느낀 점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희망장학금을 신청하기 이전에 세전메를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잘 오지 않아 ‘앤코이가 말합니다’ 게시판을 읽었었습니다. 앤코이 장학생 선배님들이 쓰신 후기를 읽으며 진실성과 솔직함을 담아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고,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원서의 문항이 철학적이고 시사적인 경우가 많아, 제 가치관과 신념을 생각해보았는데, 이를 글로 남기는 과정에서 정리도 잘 되었고, 저의 생각들이 지도로 하나씩 그려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길고 어렵기도 했지만 응답해 나가며 마음이 가득찬 기분이 들어 재미있고 보람도 있었습니다. 하루에 한 문항씩 꾸준히 작성을 하며 신청서를 완성해 나갔고, 완성하고 나서는 제가 대학교에서 배운 과목과 더불어 시간적인 여유가 제 생각의 깊이를 넓혀주었다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 뿌듯한 마음도 많이 들었습니다. 세전메를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는데,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요소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처음에는 경험이 많지 않은 제가 실제 느끼고 경험한 것 중에 세상에 전할 만한 메시지가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결국 떠올린 저의 키워드는 ‘간절한 소망’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키워드를 떠올릴 수 있었던 것은 저의 가장 아프고 힘들었던 시간을 꺼내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를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망설였지만, 제가 정말 망쳤다고 생각한 고2 1년의 추억을 꺼내 보았는데, 그 속에서 제가 노력했던 것들, 저를 고3까지 무사히 잘 이끌어주었던 원동력이 보였던 것입니다. 세전메는 제가 아픈 기억을 보듬고 그 속에서 가치를 찾아내도록 도와준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스스로에게 진실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 앤코이재단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 위 선발자의 세전메 영상은 선발자의 동의를 받아, 당시 재단의 규정에 따라 2년간 게시되었으며, 해당 기간이 종료되어 삭제되었습니다. 글만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